여행/23 유럽 배낭여행

8. 밀라노 #1 - 우연 아닌 우연

saei joo 2023. 10.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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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7. 18

 

오늘은 정든 피렌체를 떠나는 날이다.

아침을 먹고 늘적대다 10시쯤 호스텔을 나왔다.

 

그동안은 500ml 페트병을 두개 들고 다녔는데, 뭔가 좀 번거롭기도 해서

역 앞 마트에서 1.5리터 물통을 샀다. 가격은 단 1유로. 진작 이렇게 할걸..

 

몬스터가 종류가 많고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대용량이다.

 

몬스터를 좋아하는 나로썬 하나 사고 싶지만, 로마에서 한번 잠깐 고생했기 때문에 패스.


다시 도착한 노벨라 역.

안쪽에 들어가니 상점가가 있다. 플랫폼까지 가려면 여기를 지나가야 한다.

 

기다리는 시간은 짧았지만 무료했다.

조금 지나서 플랫폼에 들어왔다. 기차 시간까진 어차피 30분밖에 남지 않아서 둘러보기보단 그냥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

 

내가 탈 기차의 플랫폼 정보가 전광판에 출발 10분 전이 되도록 뜨질 않아서 슬슬 불안하던 참이었는데,

다행히도 5분쯤 남았을 즈음 어느 플랫폼인지 정보가 떴다.

유럽은 이런 일이 많이 있다는 듯.

 

하염없이 전광판만 보다가 뜨자마자 플랫폼으로 달려갔다.

 

이번엔 기차를 제대로 타고 밀라노로 출발.

 

정든 피렌체를 떠난다.


도착한 직후의 모습.

두시간쯤 후에 밀라노 중앙역(Milano Centrale)에 도착했다.

 

다만 내가 묵을 호스텔에 가려면 중앙역에서 조금 떨어진 밀라노 람브레테역(Milano Lambrate)로 환승해서 가야 했다.

 

기차야 당연히 곧바로 탈 수야 있긴 했지만 밀라노에 도착한 때가 점심때이기도 하고,

내일 스위스로 넘어가기 전 어차피 1박밖에 안하기 때문에 다신 안 올 것 같아서 역 주변이나 둘러보려고 했다.

 

그런고로 람브레테행 기차는 3시에 타는 걸로 했다.

 

역 내부. 역시 밀라노답게 화려하다고 느꼈다.

 

밖으로 나오자 이런 고층 건물들도 많고, 로마와 피렌체와는 달리 완전히 현대적인 모습이었다.

한 일주일만에 이런 현대적인 도시를 봐서 그런가.. 이상하게도 신기했다.

 

구글에서 가장 가까운 짐 보관소를 찾아갔는데 한 호텔이었다.

투숙과는 별개로 유료 보관 서비스가 있는 모양이다.

 

가방에 레인커버까지 씌워서 보관. 짐 찾을때 확인용으로 호텔에서 사진을 찍어두라고 했다.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중앙역이라 그런지 굉장히 크고 웅장하다.

 

식당 찾기가 귀찮아서 온 KFC. 컵에 담긴건 아이스티인데 색깔이.. 잘 안보이지만 굉장히 탁하고 맛도 요상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벌써 두시 반이다. 역을 구경하다 지하에 있는 마트도 들어가봤다.

 

마트 내부. 지금 보니 평범한 식료품을 왜 찍은건가 싶다..

 

람브레테로 출발.

마트 구경하다 늦을뻔 했는데 어찌어찌 세이프.

기차 창문이  그래피티로 덮여져 있다.

 

람브레테역의 모습.

한 십여분 정도 지나 람브레테역에 도착했다.

얼마나 있었다고 그러겠냐만은, 중앙역에 비해선 굉장히 조용하다.

 

호스텔로 걸어가는 길.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기분이 이상하다. 마음 한켠으론 편안하기도 하고.. 

 

거주지역이긴 하지만 정말 사람이 없어서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 

 

사람이 없어서 마치 어릴 적 본 유럽 애니메이션의 마을 세트장 안에 들어온 기분이다.

 

호스텔의 입구. 특색이 없어서 'MIO'란 글자 아니면 모를 뻔 했다.

길을 조금 더 가서 호스텔 입구에 도착했다. 오늘 밤 묵을 미오 호스텔(Mio Hostel)의 입구이다.

 

벨을 눌러서 직원이 받아야만 들어갈수가 있다.

 

층수가 많고 층마다 방이 상당히 많은게 무슨 오피스텔에 온 듯 하다.

 

6인실 방 내부.

체크인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방은 이전까지의 호스텔에 비해선 굉장히 시원하다.

하지만 방이 정말 좁아서 잠만 자야할듯.. 사진에 보이는 게 이 방의 전부이다.

 

그래도 락커는 상당히 크다. 내 가방이 들어가고도 남았으니 대형 캐리어도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대충 짐을 정리해두고.. 호스텔을 둘러보러 나선다.

 

밖에는 이런 야외 테라스 같은 곳도 있다.

 

벽면에 세계 각지의 언어로 인사가 써져 있다. 좌측에 한글도 보인다.

지하에 있는 홀. 방과는 반대로 엄청나게 높고 넓은 곳이다..

 

이리저리 홀을 둘러보고 있는데, 저쪽 책상 한켠에 앉은 동양인 남자가 눈에 띈다.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누구지.. 싶은 찰나 생각이 남과 동시에, 이 괴상한 우연에 헛웃음이 나왔다.


바로 피렌체 첫 날에 재회하고 그 뒤로 마주치진 못했던 밍진이었다.

피렌체에 있는 동안 첫날에 연락처라도 알려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약속한 것마냥 밀라노에서 다시 마주친 것이다.

 

내가 그쪽으로 걸어가니 밍진도 나를 보고는, 나와 같은 생각이 든 것인지 어이없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앉아서 이 괴상한 재회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나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 근방에서 가장 싼 호스텔을 찾다 보니 이렇게 된 듯 했다.

 

예상치도 못하게 찾아온 조우였지만 그럼에도 반갑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영국에서 유학 중이라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로마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계속 노트북으로 논문을 읽고 있었다. 엄청난 학구열..

 

물론 국적이 달랐지만 같은 문화권에 있어서 그런가 뭔가 대화에서 공감할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아무튼, 한참동안이나 얘기를 하다 슬슬 저녁 때가 되어서 시내 구경도 할 겸 같이 나가기로 했다.


걸어걸어 다시 람브레떼 역으로 왔다.

피렌체에는 없었지만 밀라노에는 지하철이 다닌다. 

 

같은 두오모지만, 피렌체와는 다른 느낌의 화려함이다. 

 

저녁 먹기 전에 먼저 구경하러 들른 밀라노 두오모. 이전엔 보지 못했던 화려한 고딕 양식이 인상적이다.

안에 들어가보려 했으나 아쉽게도 이미 문을 닫아 들어가보진 못했다.

 

갤러리아의 모습. 세계 최초의 쇼핑 센터라고 한다.

 

옆에는 아케이드형 쇼핑 센터인 '빅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

구조는 사진에도 나오듯 중앙의 유리로 된 투명한 돔을 중심으로 네 군데로 길이 나 있다.

확실히 밀라노답게 엄청나게 고급진 분위기다.. 안에 입점한 브랜드들도 명품 브랜드가 많다.

 

한참동안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다 저녁을 먹으러 갔다.

 

밀라노 거리의 모습.


저녁을 먹으러 한 뷔페 형식의 식당에 갔다.

값이 싸긴 했지만 맛은.. 그리 맛있진 않았다.

 

우리 둘다 그닥 많이 먹지 못하고 가게를 나왔다.

 

 

이후엔 다른 곳에 가기엔 조금 늦은 시간이라 지하철을 타고 호스텔로 복귀했다.

 

도착하니 시간이 거의 열시 가까이 되었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홀에서 밍진과 짧은 회포를 푼 후 작별인사를 하고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내일은 드디어 이탈리아를 떠나 스위스로 간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는 유럽의 첫 여행지이기도 했고 정말 잊지못할 경험들을 했지만,

크나큰 단점이라면 너무 더웠다는 것..

 

밖에서 땀을 흘려보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스위스는 그나마 온도가 이정도로 높진 않다고 해서, 마음속으로 한 숨 돌렸다.

 

과연 일주일이란 짧은 시간동안 잘 적응한 이탈리아와 달리 스위스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하면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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