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프라하 #2 - 아쉬움
2023. 07. 24
어제 여정을 마무리했던 바츨라프 광장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국립박물관에 갈 예정이다.
이곳은 예술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이라기보단 생물, 자연과학 쪽의 전시에 더 치중한 과학관에 가깝다고 한다.
오랜만에 ISIC 카드로 할인받아 입장. 나름 곳곳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여러 화석과 동물들의 모형이 있다.
해양 생물의 모형.
이런 광물들이 거의 천개는 넘게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 있었다.
보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분류를 해뒀을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
천장의 모습. 어느 궁전 못지않게 화려하다.
체코의 역사에 대한 전시관도 있었는데, 주로 냉전 시기,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의 역사가 많았다.
아무래도 이데올로기에 관한 내용이다보니, 한국전쟁에 대한 당시 기사도 있었다. 근처에 한복도 전시되어 있다.
여행객처럼 보이는 사람들 빼고는 대부분이 가족끼리 온 일행이 대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은 저런 생물 모형 같은 걸 좋아할테니 교육 측면에서도 좋을 듯.
나도 어릴때 생물 대백과 같은 책을 펼쳐보고 놀던 그런 기억이 난다.
점심으론 쌀국수를 먹고 다시 출발. 가끔씩 이렇게 익숙한 맛을 먹어줘야 기운이 난다(...)
프라하의 명소 중 하나인 화약탑. 이 탑을 기준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나뉜다고 한다.
무려 200개의 가게가 입점해있다는 백화점 팔라디움. 겉보기엔 규모가 작아보이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꽤 크다.
유명 드럭스토어 'dm'. 데오드란트와 수분크림을 샀다.
그렇게 밖으로 나왔는데.. 뭔가 날씨도 어둑어둑하고 조금 피곤해져서 팔라디움 콘서트홀 앞에 한동안 앉아있었다.
다시 일어나 프라하성 쪽으로 향한다.
우크라이나와 연대한다는 의미로 트램이 우크라이나 국기 색으로 칠해져 있다.
체코는 반러시아 감정이 심하다는데 그것도 이유 중 하나일듯 하다.
프라하성에 가기 전 성 아래쪽의 발트슈타인 정원에 가보았다. 저 위쪽에 멀리 프라하성이 보인다.
정원에서 돌아다니는 공작새들. 꼬리깃이 엄청나게 화려하다.
동상들이 비를 맞아 산화된건지 칠이 다 벗겨져있다.
나름 조용조용하고 잘 관리되어 있어서 프라하성에 갈 겸 한번 가보면 좋을듯 하다.
그렇게 정원을 둘러보고 프라하성에 올라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올라가는 도중에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아쉽긴 하지만 내일 베를린으로 떠나기 전에 들리는 걸로.
호스텔로 돌아와 저녁은 굴라쉬를 먹었다.
나는 굴라쉬라 하면 빨간색 스튜 같은 요리를 상상했는데, 내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아무래도 지역별로 요리의 형태가 조금씩 차이가 나는 듯 하다.
맛은 뭐랄까.. 조금 더 부드러운 갈비찜 느낌.
조금 이른 시각이었지만 내일 떠날 준비를 하기 위해 푹 쉬기로 했다.
쉬면서 같은 방을 쓰는 다른 사람들하고도 말을 주고받았는데,
한 미국인 아저씨는 은퇴하고 태국에서 살면서 지금은 동유럽을 여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나랑은 크게 통하는 게 없을텐데도 말을 잘 들어주고 유쾌해보여서,
역시 은퇴하면 저렇게 여유로워지는건가.. 싶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면서 프라하의 마지막 밤은 저물어갔다.
처음 프라하에 갈 때만 해도 크게 기대를 하진 않았지만, 생각보다 너무 좋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많이 느낄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하루만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다.
내일은 다시 독일로 돌아간다. 뮌헨에서 그렇게 썩 좋은 기억을 받진 않아서, 조금 걱정되긴 했지만 베를린은 한번쯤 꼭 가보고 싶어서 한편으론 기대가 많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