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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 2

10. 인터라켄 #2 - 설국

2023. 07.20 스위스의 아침은 이탈리아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시원했다. 항상 29도, 30도를 찍던 곳에서 벗어나 15도라는 기온을 체감하자 얼마나 안도했었는지 모른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바로 융프라우행 기차에 오를 예정이라서, 일어나자마자 서둘러 아침을 사러 쿱으로 향했다. 밤사이 어두웠던 마을은 햇빛을 받아 점차 밝아지고 있었지만, 거리는 더할 나위 없이 한산했다. 다소 쌀쌀하기까지나 한 아침에 이 적막한 자연 한가운데를 걷고 있다니.. 이 얼마나 오랜만에 느껴보는 편안함이었는지. 마트는 8시에 열어서 조금 기다리다가 바로 들어갔다. 어제는 미처 보지 못했었는데, 코너 한켠에 신라면들이 엄청나게 많이 쌓여있었다. 가격은 3프랑 정도였는데 난 미리 갖고온 라면도 있고 해서 패스. 귀여운 수..

9. 인터라켄 #1 - 적막의 감흥

2023. 07. 19 9시가 될 때쯤 일어나, 아침은 대충 어제 자판기에서 산 초콜릿으로 때웠다. 내가 스위스에서 머무를 인터라켄(Interaken)까지 가려면 먼저 밀라노 중앙역에서 슈피츠(Spiez)까지 간 후 기차를 갈아타야 했다. 내가 탈 스피츠행 열차는 3시에 출발 예정이라, 그전까진 시간이 넉넉했지만 딱히 마음이 내키는 곳도 없고, 이탈리아의 무더위를 더이상 경험하고 싶진 않아서.. 그냥 체크아웃 전까지 호스텔에서 여유롭게 쉬다가 출발하기로 했다. 체크아웃 30분쯤 전에 가방을 싸고 드디어 길을 나선다. 야외에 있는 플랫폼에 들어가기 전 잠깐 대합실 안에서 땀을 식히고 있는데, 두 경찰관들이 오더니 불시에 신분증 검사를 했다. 나만 그런건 아니고, 안에 있던 사람들도 다 검사한걸 보면 의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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